삿포로에서 쾌속선 기차를 타고 5시간 가량 가면 홋카이도 동쪽 끝의 쿠시로에 갈 수 있다. 쿠시로는 원시 습원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쿠시로 시 자체도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해산물로도 유명하다. 삿포로에서 기차로 왕복 10시간을 투자하여 쿠시로를 당일 여행으로 다녀왔다.
쿠시로의 와쇼 시장은 홋카이도 3대 시장이라고 한다. 사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은데 다양한 해산물들을 판매하고 있다. 먼저 홋카이도의 특산물인 게를 판다. 게의 종류도 다양해 정식 이름은 모르겠지만 털게와 붉은게 그리고 킹크랩 등을 판다. 그리고 거대한 연어를 포함한 생선 등도 판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시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이다. 여러 종류의 회를 생선가게에서 떠서 찌라시 스시를 해먹을 수 있게 밥과 함께 판다. 찌라시 스시는 회덮밥과 비슷한데 여기서는 밥을 따로 사고 생선회를 한 두 조각씩 종류별로 사서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또 대게들을 즉석에서 삶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게 팔고 또 스시 재료(생선, 문어, 조개, 성개알 등)를 생선가게에 진열해놓고 달라고 하면 그자리에서 밥을 빚어 스시로 만들어준다. 이곳에는 일본 현지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찾는 곳 같다.
이곳에서 점심을 대게로 해결했는데 잘라 먹는 것이 너무 힘들긴 했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털게와 붉은 게를 먹었는데 털게는 살의 결이 가늘면서 부드럽고 붉은 게는 살의 결이 굵으면서 씹는 맛이 좋다. 붉은 게는 특히 알이 가득차서 더 맛이 좋았던 것 같다. 홋카이도에 온다면 어디서든 게는 한번 먹어봐야 할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일본 관광버스를 타고 쿠시로 습원을 관광했다. 아쉽게도 영어나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는 지역 여행 서비스는 없는 것 같았다. 간간히 한국 패키지 관광객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패키지 여행으로 가면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안내원이 일본말로 정말 쉴새 없이 떠드는데 일본어를 조금 했으면 싶었다-_-; 코스는 쿠시로시 두루미 자연공원, 쿠시로 습원 전망대, 곳타로 습원 전망대, 쿠시로 습원 호소오카 전망대 등이 었다.
먼저 두루미 공원은 학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학을 인공 번식시키고 연구한다. 이곳에는 우리에 있는 학들이 여러마리 있는데 지붕이 뚫린 우리인데도 어디로 날아가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이곳에서 학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학을 방생하여 쿠시로 습원에는 자연 상태의 학들도 많이 살고 있다. 조금 놀란 것은 학들의 생년월일이 있는데 77년에 태어난 학도 잘 살고 있었다. 학이 괜히 십장생중 하나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쿠시로 습원 전망대는 쿠시로 습원을 좀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인데 박물관도 같이 있어 역사 등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저 탁 트인 대지와 산만 보여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두번째 전망대인 곳타로 습원 전망대는 좀더 볼거리가 많았는데 습지 같은 곳이 왼편으로 펼쳐져 있고 우측으로는 삼림이 넓게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더구나 습지에는 학 두마리가 날아와 노닐고 있어 장관이었다. 사진에는 조그만 점으로 나와 찾기가 힘들수도 있다-_- 그전에는 습원이라 해도 별것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여기서부터는 정말 습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간 호소오카 전망대는 쿠시로 하면 보여주는 수풀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홍보용 사진에는 우각호가 형성될 것 같이 정말 구불구불한 강이 정말 풀로 뒤덮인 늪같은 습지 환경에 흐르는 것 같이 되어있다. 하지만 실물은 좀 덜하고 전망대에서 구불구불한 강을 확인하기는 좀 힘들었다. 그래도 탁트인 공간이 절경을 연출한다.
전체적으로 쿠시로 습원은 어떤면에서는 나중에 우리나라가 통일되고 비무장 지대가 국립 공원이 된다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은 곳이었다. 평지이면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여우도 봤고 사슴도 많이 돌아다닌다. 습원 안에는 전망대 말고는 사람을 못들어가게 하는 것 같아 보존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
마지막 보너스 사진. 길가에 혹은 아무 나무 밑에나 연꽃잎 같은 풀들이 생뚱맞게 많이 자라난다. 이 식물은 긴 대가 뿌리부터 나와 하나의 큰 잎사귀만을 이루고 있는 식물인데 아마도 토토로가 머리에 얹고 다니던 우산 닮은 풀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벌레가 많이 뜯어먹어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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